비만대사수술 전후의 정신의학적 평가
요약
비만대사수술 대상 환자에서는 우울증과 섭식장애를 포함한 정신병리가 빈번하게 동반되어 있다. 이러한 정신병리는 수술의 결과 및 이후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수술 전후 정신의학적 평가와 개입은 필수적이다.
서론
비만대사수술은 비만수술, 바리아트릭(bariatric) 수술이라고도 하며, 그 종류에는 위밴드 삽입술, 위소매절제술, 담도췌장 우회술, 루와위(Roux-en-Y) 위 우회술이 있는데 (그림 1), 이 중 위소매절제술이 가장 흔히 적용된다. 비만대사수술의 체중 감량 효과는 그 수술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수술 후 1-3년간의 결과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는 10.6-14.4kg/m2의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감소 효과가, 아시아인에서 수술 후 5-10년간의 결과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는 48-62%의 초과 체중 감소 분률(excess weight loss percentage, %EWL)이 보고되는 등 효과가 분명한 것으로 나타난다 [%EWL는 (수술 전 BMI - 수술 후 BMI) / 정상 BMI의 공식으로 계산한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혈당, 지질, 혈압과 같은 대사 관련 지표, 그리고 이러한 대사성 이상과 흔히 관련되는 염증성 지표 또한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나며, 모든 사유에 의한 사망률(all-cause mortality)을 약 40% 가까이 감소시킨다. 이러한 근거들이 축적되며,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급여화가 시행되었다. 급여화 기준은 BMI 35kg/m2 이상이거나, BMI가 30kg/m2 이상이며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위식도역류,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비만과 관련된 합병증이 있는 경우이며, BMI 27.5kg/m2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적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으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선별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비만대사수술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상 환자의 특성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치료 효과의 차이에는 정신심리적 특성들이 관련되어 있다. 또한 비만대사수술의 목표에는 체중 감량과 합병증의 개선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역시 포함된다. 게다가 비만대사수술 대상자에서는 기분장애, 섭식장애, 불안, 음주 관련 문제, 낮은 자존감 등이 빈번하게 동반된다는 점에서 더욱 비만대사수술 프로그램에서 정신의학적 평가가 중요하다. 이에 본 고에서는 비만대사수술 전후에 필요한 정신의학적 평가와 이 때 유의해야 하는 점 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1. 비만대사수술의 종류
Mechanick JI, Youdim A, Jones DB,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Perioperative Nutritional, Metabolic, and Nonsurgical Support of the Bariatric Surgery Patient—2013 Update: Cosponsored by American Association of Clinical Endocrinologists, The Obesity Society, and American Society for Metabolic & Bariatric Surgery. Obesity 2013;21 Suppl 1: S1-27에서 인용.
본론
1. 비만과 관련된 정신과적 질환
비만대사수술 대상 환자들에서는 DSM-IV 기준 상 1축 질환(기분장애, 불안장애, 섭식장애, 알코올 관련 장애 등)의 평생 유병률은 20-70%, 시점 유병률은 20-60%로 나타나며, 2축 질환(성격장애)의 유병률은 약 20% 정도로 보고된다. 비만대사수술 대상 환자들에서 가장 흔하게 동반되는 정신과적 질환은 우울 및 불안장애로, 우울장애의 평생유병률은 약 20-40%, 불안장애는 25-35%인데, 여러 연구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우울과 비만은 상호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10-27%의 수술 대상자가 섭식장애에 해당하는 데, 섭식장애 중에서는 폭식장애가 가장 흔하여 수술 대상자 중 유병률이 약 2% 정도로 보고되며, 이 외에 야식증(night eating syndrome) 또한 흔히 동반된다. 알코올 및 물질 관련 질환은 뇌의 보상회로와 관련되어 비만과 관련성이 있는데, 비만 환자에서는 음식이 뇌의 보상회로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비만인 경우 물질 관련 질환이 적다는 연구도 있으나, 고도비만 환자에서는 물질남용의 평생유병률이 높다는 결과도 제시된 바 있어 이러한 환자에서는 뇌 보상회로의 민감성이 증가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비만대사수술 대상자에서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자존감과 삶의 질이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하여 낮으며, 소아기 및 성인기에 성적 학대 경험 등 외상 경험이 빈번하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할 점이다.
또 한가지 반드시 주의할 것은, 비만 환자에서 자살의 위험성이다. BMI와 자살 위험성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들이 시행되었으나 그 결과들은 일관적이지 않다. 여러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는 BMI가 높으면 자살 위험성이 낮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지만, 정 반대의 결과를 보고하는 연구들 또한 다수 있으며,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BMI가 높은 것이 여성에서는 우울증과 자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지만 남성에서는 반대로 BMI가 낮은 것이 이러한 위험성과 관련된다고 하기도 하였고, 최근 연구에서는 자존감이 BMI와 자살 위험성을 매개하는데, 남성에서는 자존감의 매개 효과가 여성에 비해 더욱 크다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하였다. 수술 전 BMI와 자살 위험성에 대한 연구들은 이렇게 일관되지 못하지만, 수술 후 오히려 자살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주의를 요한다.
2. 수술 전 정신의학적 평가
미국과 유럽의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종합하면, 수술 전 정신의학적 평가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평가해야 한다. 첫째, 정신과적 질환의 동반 여부이다. 불안정한 정신과적 질환, 즉 심한 우울증, 성격장애나 섭식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잠재적 금기증이 될 수 있으며, 이때에는 비만과 관련된 경험이 충분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협진 없이는 수술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고, 알코올이나 약물 의존의 경우에도 수술을 권고하지 않는다. 수술 전 정신의학적 평가시에는 진단적 접근뿐만 아니라 수술의 효과와 수술 후 안전성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예상되는 정신의학적 취약성 및 강점에 대하여, 즉 환경적, 가족적, 행동적 특성을 포함한 정신사회행동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통하여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때 평가 내용에는 성격, 수술에 대한 기대, 체중 감량에 대한 동기, 수술 후 치료 순응도를 저해할 수 있는 심리적 요인들, 식이조절의 과거력, 일상생활 패턴, 사회적 지지체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시에는 심리검사나 설문 등 객관적 평가도구 뿐만 아니라 임상적 면담 결과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술 전 평가에 필요한 내용은 체중 관련 과거력(과거 시간에 따른 체중의 변화, 과거 체중 조절을 위한 시도 혹은 치료의 내용들과 이를 지속했던 기간, 과거 체중 조절을 시도했었다면 이를 유지하게 하거나 방해했던 요인들), 섭식장애의 증상(폭식, 야식증, 구토 등 부적절한 보상행동, 거식증, 하루에 여러 번 조금씩 먹는지, 식사를 거르는지, 외식을 자주하는지 등), 정신사회적 과거력 (외상 사건을 포함한 발달력 및 가족력, 현재 혹은 과거의 정신과적 질환 여부, 치료 여부, 복용 약물 등), 인지기능 (특히 집중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경우 수술 후 행동 치료에 순응도가 낮을 수 있다), 성격적 특성, 현재의 스트레스 요인, 사회적 지지체계, 삶의 질, 흡연과 운동 여부, 환자의 동기와 지식(체중 감량에 대한 기대, 수술적 치료의 방법, 위험성, 효과 등에 대한 지식) 등이다. 구조화된 심리검사는 약 1/2-1/3 정도의 비만대사수술 전문가들이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더욱 심도있는 평가가 가능할 수 있다. 표 1에서는 적용 가능한 심리적 평가 도구들을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만약 좋지 않은 예후가 예측되는 여러 양상들이 존재한다면 수술 전 정신의학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표 1. 비만대사수술시 평가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평가도구
Marek RJ, Heinberg LJ, Lavery M, et al. A review of psychological assessment instruments for use in bariatric surgery evaluations. Psychol Assess 2016;28:1142-1157에서 인용
3. 수술 후 정신의학적 평가 및 개입
비만대사수술 후에는 많은 환자들에서 체중감소와 신체적 합병증이 개선됨과 동시에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비만대사수술 후 우울 및 불안, 그리고 섭식증상이 개선되고 신체에 대한 불만족감, 자존감, 건강관련 삶의 질, 대인관계 등 또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전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섭식장애 증상을 포함한 여러 문제들이 잔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특히 수술 후 프로그램에 대한 순응도가 낮은 경우, 체중 감소 효과가 부족한 경우, 또는 여러 부정적 예후를 예측하게 하는 요인들이 있다면 수술 후에도 정신의학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을 통한 행동수정, 대인관계 기술의 개선, 스트레스 관리 등이 시도될 수 있다.
수술 후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수술 후 자살 위험성이 증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메타 분석 연구에 의하면 비만대사수술 후 자살률은 10,000인년(person-year)당 4.1로 정상 대조군에 비하여 4배 높았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환자 1000명당 2.7명이 자살하였고 자해는 1000명당 17명에서 나타나 성별, 나이, BMI등을 짝지은 집단에 비해 3.8배 위험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자해의 위험성이 수술 후 3년 내에 특히 높다고 하였다. 이러한 자해 혹은 자살 위험성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정신병리가 심한 경우, 생활습관 교정에 대한 동기가 낮은 경우, 약물 오남용이나 자살 시도의 과거력 등이 있었다. 수술 후 자살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시도되고 있다. 가장 먼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도 비만 환자에서는 정신질환이 흔히 동반되며, 수술 전 평가에서 드러나지 않은 정신의학적 문제들이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수술 전 체중 감소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경우, 이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정신적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술 후 달라진 사회적 관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스트레스 또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정신과적 약물 혹은 알코올 등의 흡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주의해야 한다. 정신과적 약물을 투여 중인 경우, 수술 후 신체의 변화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며, 수술 전에 비하여 적은 양을 음주하였음에도 급성 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론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환자에서 상당 수가 정신질환과 심리사회적 기능의 저하를 동반하며, 많은 환자들에서 수술 후 정신병리가 호전되고 삶의 질이 개선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수술 전 후 정신과적 평가와 개입은 중요하다. 이를 통하여 수술 후 합병증 및 좋지 않은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사전, 사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비만대사수술 프로그램에서 정신의학적 개입은 단순한 선별검사 및 정보수집의 의미를 넘어서 수술 프로그램의 한 요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참고문헌
Kang JH, Le QA. Effectiveness of bariatric surgical procedures: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Medicine 2017;96:e8632.
Golzarand M, Toolabi K, Farid R. The bariatric surgery and weight losing: a meta-analysis in the long- and very long-term effects of laparoscopic adjustable gastric banding, laparoscopic Roux-en-Y gastric bypass and laparoscopic sleeve gastrectomy on weight loss in adults. Surg Endosc 2017;31:4331-4345.
Khosravi-Largani M, Nojomi M, Aghili R, et al. Evaluation of all Types of Metabolic Bariatric Surgery and its Consequenc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bes Surg 2019;29:651-690.
Cardoso L, Rodrigues D, Gomes L, et al. Short- and long-term mortality after bariatric surgery: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Diabetes Obes Metab 2017;19:1223-1232.
Pull CB. Current psychological assessment practices in obesity surgery programs: what to assess and why. Curr Opin Psychiatry 2010;23:30-36.
van Hout GC, Boekestein P, Fortuin FA, Pelle AJ, van Heck GL. Psychosocial functioning following bariatric surgery. Obes Surg 2006;16:787-794.
Kalarchian MA, Marcus MD, Levine MD, Courcoulas AP, Pilkonis PA, Ringham RM, et al. Psychiatric disorders among bariatric surgery candidates: relationship to obesity and functional health status. Am J Psychiatry 2007;164:328-334.
Mauri M, Rucci P, Calderone A, Santini F, Oppo A, Romano A, et al. Axis I and II disorders and quality of life in bariatric surgery candidates. J Clin Psychiatry 2008;69:295-301.
Mechanick JI, Youdim A, Jones DB,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he Perioperative Nutritional, Metabolic, and Nonsurgical Support of the Bariatric Surgery Patient—2013 Update: Cosponsored by American Association of Clinical Endocrinologists, The Obesity Society, and American Society for Metabolic & Bariatric Surgery. Obesity 2013;21 Suppl 1: S1-27.
Thorell A, MacCormick AD, Awad S, et al. Guidelines for Perioperative Care in Bariatric Surgery: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Society Recommendations. World J Surg 2016;40:2065-2083.
Fried M1, Yumuk V, Oppert JM, et al. Interdisciplinary European guidelines on metabolic and bariatric surgery. Obes Surg 2014;24:4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