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섭 박원명 정신건강의학과
|
Blog
    대표원장 기고글

    노출장애 (Exhibitionistic Disorder)

    노출장애는 지속적으로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를 통해 반복적인 성적 흥분을 느끼는 변태성욕장애의 일종이다. 소아기 성적 학대, 무력감, 알코올이나 물질사용 문제, 불안정한 애착, 취약한 남성성 등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다.
    ORANGECRUSH's avatar
    ORANGECRUSH
    Dec 25, 2024
    노출장애 (Exhibitionistic Disorder)

    요약

    노출장애는 지속적으로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를 통해 반복적인 성적 흥분을 느끼는 변태성욕장애의 일종이다. 소아기 성적 학대, 무력감, 알코올이나 물질사용 문제, 불안정한 애착, 취약한 남성성 등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다. SSRI와 항남성호르몬제 등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아직 그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

    서론

    노출장애는 관음장애, 마찰도착장애와 함께 변태성욕장애 중 왜곡된 인간의 성적 교제 행위를 보이는 성적교제장애에 포함된다. 노출장애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스스로 임상적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으나, 법적 문제와 관련되는 경우, 이 외 노출장애와 동반된 우울장애, 불안장애, 알코올 및 물질사용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노출장애는 변태성욕장애 중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로, 이 글에서는 실제 임상 상황에서 이러한 환자를 대할 때 환자들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진단기준 및 특징

    DSM-5에 의한 노출장애의 진단기준은 아래 box 1과 같다.

    Box 1. DSM-5 노출장애 진단기준

    ​

    A. 눈치채지 못한 사람에게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를 통한 반복적이고 강렬한 성적 흥분이 성적 공상, 성적 충동 또는 성적 행동으로 발현되며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된다.

    ​

    B. 개인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이러한 성적 충동에 따라 행동하거나, 이러한 성적 충동이나 성적 공상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

    다음 중 하나를 명시할 것:

    • 사춘기 이전의 아동에게 성기를 노출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일으킴

    • 신체적으로 성숙한 개인에게 성기를 노출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일으킴

    • 사춘기 이전의 아동과 신체적으로 성숙한 개인에게 성기를 노출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일으킴

    ​

    다음의 경우 명시할 것:

    • 통제된 환경에 있음: 이 명시자는 성기를 노출할 기회가 제한되는 보호시설이나 그 외의 환경에 거주하는 개인에게 주로 적용한다.

    • 완전 관해 상태: 개인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성적 충동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기능 영역에서 고통이나 손상이 없는 상태가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적어도 5년간 유지되는 경우다.

    DSM-5의 노출장애의 진단은 변태적 성욕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드러내는 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으며, “반복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3명이나 그 이상의 피해자에게 노출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한 사람에게 여러 번 성기를 노출하거나 눈치채지 못한 사람에게 성기를 노출하는 것에 대한 선호가 확실하고, 이로 인한 고통이나 손상을 인정한다면 그 피해자의 수에 관계 없이 진단이 가능하다. 또한 “6개월 이상”이라는 기간 또한 엄격한 시간 기준은 아닐 수 있으며, 눈치채지 못하는 다른 사람에게 성기를 노출하는 것에 대한 성적 관심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경우를 의미한다.

    ​

    노출장애 환자의 1/3에서 1/2은 노출 중 또는 노출에 대한 환상을 하는 동안 자위행위를 한다고 보고되었다. 2/3은 공공장소에서 혼자 있을 때 자위행위를 하기도 하며, 약 1/3은 대상자와의 성관계를 갖기를 원하고 성기 노출이 여성 피해자를 성적으로 흥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보고하였다. 노출장애 환자는 대상 여성이 완전히 낯선 사람인 것을 선호하며, 자신이 성적으로 매력적이라는 것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적절한 여성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고 한다 이들은 두려움, 혐오감, 분노 등의 반응을 의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무관심보다는 훨씬 만족스럽다고 하였다.

    역학

    노출장애는 실제 빈도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고 자가 보고 또한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병률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일반 인구에서 이 장애의 정확한 유병률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변태성욕장애 중 가장 흔한 장애 중 하나로 여겨지며, 남성에서 노출장애의 평생 유병률을 2-4%로 추산하기도 한다. 노출증 활동의 시작 연령은 일반적으로 사춘기 무렵에 시작되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감소하나, 알코올은 노년기에도 재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노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한 명의 노출장애 환자가 많은 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으로 보이며, 여성들의 보고에 따르면 평생 노출장애에 피해를 받는 비율은 33-52%에 달한다.

    ​

    노출장애 및 이에 동반된 질환에 대한 연구는 주로 노출행동으로 인하여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기초하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에 어려울 수 있으나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 성욕항진, ADHD, 다른 변태성욕장애, 그리고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비교적 높은 동반이환율을 보인다. 여성의 경우 노출증적인 행동으로 1회성 성적 흥분을 얻는 경우는 남성의 절반 정도까지 발생할 수 있지만 노출장애로 진단되는 여성은 극히 드물다.

    ​

    위험 요인

    소아기 성적 학대의 경험은 노출장애를 포함한 변태성욕장애의 위험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피해자가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무력감은 남성적 규범에 어긋나기 때문에 남성 소아에서 더 큰 트라우마로 경험된다는 주장이 있다. 또한 알코올이나 물질사용 문제 또한 노출장애와 관련되어 있는데, 노출 행위를 위한 자신감을 얻기 위해 알코올이나 물질을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알코올이나 물질의 영향에 의해 자제력이 손상되어 노출이 촉진될 수도 있다. 한 연구에서 약 25-50%의 성범죄자들이 범행 당시 음주상태였던 것에서 나타나듯이, 알코올이나 물질사용은 노출장애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고 재범 가능성을 거의 두 배 증가시킨다. 부모와의 애착 문제 또한 노출장애 환자에서 빈번하다. 불안정한 애착은 낮은 자존감, 낮은 사회적 기술,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또한 관계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외로움을 유발하여 노출장애와 같은 변태성욕장애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재범은 친밀감의 결핍 및 건강하고 헌신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성기능 장애와 음경의 크기도 노출장애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데, 한 연구에서는 여성에 대한 성적 공격성을 보고한 사람들은 성기능의 어려움을 더 많이 보고하였고, 자신이 유능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성기능 장애 혹은 성기의 크기와 모양에 대한 걱정은 성적인 환상과 성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데, 모든 문화권에서 성기의 크기는 남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노출행동을 통해 자신의 성적 능력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으며,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보고 성적으로 흥분한다는 환상을 가질 수도 있다.

    ​

    노출장애의 동기가 반드시 성적인 것이 아닐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성적 동기가 아닌 경우, 노출 행위는 여성에 대한 분노, 혹은 자율성과 권력에 대한 주장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노출장애 환자가 노출하는 것이 발기된 성기가 아니라 이완된 성기라는 점에서 성적 흥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취약해 보이는 여성에게 공포와 충격을 유발하는 적대적 행위로써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사람들에서는 노출장애가 남성다움을 과시하여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일 수도 있으며, 노출행동을 친밀감으로 대체하여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결핍에 대한 보상, 소아기 갈등과 어려움에 대처하려는 시도, 소아기의 트라우마를 성인기의 승리로 전환하여 수치심과 굴욕감에 대응하는 방법 등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치료

    역사적으로 변태성욕장애 치료에는 정신분석이나 정신역동적 정신치료가 적용되었으나 이들 만으로는 비정상적인 성적 흥분을 치료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겨진다. 최근의 외국의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은 인지행동적 측면에 초점을 두고 성범죄를 유발하는 비적응적 믿음에 대한 인지 재구조화를 포함한다. 공감과 사회기술 훈련 또한 흔히 치료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2005년의 한 연구에서는 수감된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가 재발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무작위배정 대조연구로 조사하였는데, 8년간의 추적 결과 치료 여부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시행된 메타분석에서는 치료를 받는 성범죄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재범률이 37% 낮다고 하였다.

    ​

    노출장애를 포함한 변태성욕장애의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스테로이드성 항남성호르몬제, 그리고 생식샘 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GnRH) 유사체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표준적인 치료는 SSRI이다. SSRI는 5-HT2 수용체를 통해 성욕, 성극치감, 사정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변태성욕적 환상, 충동과 행동은 강박 스펙트럼장애와 연관될 수 있는데, 세로토닌계 약물은 이러한 강박적 특성을 조절하여 변태성욕적 생각과 행동을 호전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변태성욕장애는 우울 혹은 불안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SSRI는 변태성욕적 사고와 행동에 의한 정서적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변태성욕장애에 대하여 가장 잘 연구된 약물은 fluoxetine과 sertraline인데, 노출장애를 포함한 소아성애장애, 관음장애, 물품음란장애에서 성적 환상과 행동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2010년의 WFSBP 진료지침에 의하면 신뢰할만한 무작위배정 대조연구는 없으며 따라서 약물치료를 레벨 C 근거(권고를 지지하는 연구 근거가 부족함)로 언급하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변태성욕장애에 대한 SSRI 사용을 지지하고 있다.

    ​

    항남성호르몬제는 성범죄자를 포함한 변태성욕장애에 대한 주요 치료 중 하나이다. 항남성호르몬제와 GnRH 유사체가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들은 혈중 유리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저하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이 성욕, 공격성, 인지, 성격 등 심리적 기능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증가된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성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정상적인 농도의 테스토스테론에도 변태성욕장애 환자들은 비정상적으로 반응한다고 주장한다. 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는 것은 성욕, 발기, 정자의 수, 자위행위 빈도 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변태성욕장애에서 치료적 효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약물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들은 그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아 분명한 효과를 보인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소규모 연구에서 항정신병약물, 기분조절제, naltrexone 등이 시도되기도 하였지만 그 효과는 불명확하다.

    ​

    ​

    결론

    노출장애는 실제 유병률에 대한 연구가 어려워 대부분 범죄와 관련된 역학 연구들만이 시행되었고, 치료에 대한 연구들 역시 다양한 변태성욕장애에 대한 법정신의학의 일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노출장애 환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도움을 위한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이들의 심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정신치료적 프로그램과 SSRI를 포함한 일부 약물들을 통해 노출장애 및 이와 동반된 정신질환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Thibaut F, De La Barrra F, Gordon H, et al. The World Federation of Societies of Biological Psychiatry (WFSBP) guidelines for the biological treatment of paraphilias. World J Biol Psychiatry. 2010;11:604–655.

    • Holoyda BJ, Kellaher DC. The Biological Treatment of Paraphilic Disorders: an Updated Review. Curr Psychiatry Rep 2016;18:19.

    • Marshall WL, Marshall LE. Psychological Treatment of the Paraphilias: a Review and an Appraisal of Effectiveness. Curr Psychiatry Rep 2015;17:47

    • Seeman MV. Pratrait of an Exhibitionist. Psychiatri Q 2020;91:1249-1263.

    ​

    ​

    Share article

    우영섭 박원명 정신건강의학과

    RSS·Powered by In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