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에 좋은 운동 – 언제, 어떻게,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
요약
운동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뇌의 기능 유지에필수적인 신경전달체계 및 여러 뇌세포의 기능 조절 체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정신건강을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운동의 종류와는 큰 관계 없이, 여가 시간을 이용한 규칙적 운동이 우울, 불안, 인지기능 등 정신건강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론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거나 의료인을 만나면 항상 운동하라는 권고를 듣게 된다. 또한 누구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시간은 모자라고, 게다가 COVID-19로 인해 체육시설이 폐쇄되는 경우도 많고, 몸이 따라주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실제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운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면 오히려 안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지, 혹은 이미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데, 굳이 운동을 더 해야 할지 등에 대한 정보 또한 쉽게 접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기적인 운동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자존감을 개선시키는 등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론
운동의 효과
운동은 생물학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 모두에서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 생물학적으로, 운동은 엔도르핀을 증가시키고, 세포의 기능에 중요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호전시키며, 스트레스에 의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의 과도한 반응을 진정시킨다. 심리적으로는,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통제감(mastery) 및 자기효능감(self-efficacy)과 같은 긍정적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만성적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염증 반응과 관련되어 있는데, 운동은 이러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여 정신건강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우울과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서 정기적 운동이 이러한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음은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심지어 어떤 연구에서는 운동이 정신치료만큼이나 정신적 안녕감(well-being)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20-40분간의 유산소 운동은 이후 수 시간 동안 기분을 호전시키고, 특히 급성 불안을 경험하는 경우에는 만성 불안에 비해 더욱 효과적이다. 비록 우울감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덜 하기는 하지만, 만약 운동을 한다면 건강한 사람 보다 우울과 불안 등의 증상이 호전되는 정신건강의 개선 효과를 더욱 크게 기대할 수 있다. 이 외에 공황장애 환자에서도 운동이 도움이 되며 우울한 기분뿐만 아니라 여기에 동반되는 분노, 피로감, 긴장, 활력의 감소 등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에는 운동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유산소(aerobic) 운동과 비유산소 (non-aerobic) 운동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는 ‘운동’혹은 ‘신체활동’이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 ‘신체활동’은 골격근을 움직여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운동’은 신체적 건강의 여러 요인들을 증진 혹은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 반복적으로 구조화된 신체적 활동을 의미한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대근육을 장시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 예를 들면 러닝머신(트레드밀)을 이용한 달리기와 같이 심폐기능 운동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요가, 태극권, 각종 무술과 같이 근력, 유연성, 순발력, 균형과 협응성 등을 강화시키는 운동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하지만 비록 그 연구의 수는 충분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비유산소 운동 또한 기분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예를 들면 요가가 우울감과 여기에 동반된 감정적 고통을 호전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리고 무작위 배정 대조 연구에서도 우울장애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불안장애 환자를 대상으로한 연구 모두에서 빨리 걷기나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유연성 운동과 같은 비유산소 운동을 비교한 결과, 두 운동의 우울, 불안 감소 효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을 달리기 치료, 정신치료, 명상-이완 치료의 세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12주간 치료 효과를 비교하였더니, 세 군 모두에서 12주간의 치료 기간 동안 우울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고, 세 군 사이의 우울증상 감소 정도의 차이는 없었다. 국내의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 환자들에게 저항운동(예를 들면 웨이트 트레이닝), 유연성 운동, 걷기운동 중 한가지를 하도록 하였는데, 모든 종류의 운동이 정신건강을 포함한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 그리고 운동을 얼마나 일관되게 하는가 또한 중요한데, 대만의 연구에 의하면 한 번 운동할 때 15분 정도만 되면 일주일에 3번 운동하는 것으로 우울증상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정신건강을 개선시키는 효과는 유산소 운동과 비유산소 운동에 큰 차이가 없으며, 반드시 유산소 운동에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각자 상황과 선호에 맞는 운동을 찾아 최소 일주일에 3번 이상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여가 운동과 작업을 위한 신체활동
신체활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들에서는 일상 생활 중 언제 신체활동을 하는지 구분하지 않고 전체 신체활동의 양을 측정하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여가 시간의 운동과 직장 혹은 가정에서 작업을 위해 신체활동을 하는 경우를 구분하기도 한다. 그 결과 전체 신체활동 보다는 여가 시간에 수행하는 운동이 우울증상을 더욱 분명하게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또한 여가 시간의 운동은 직장에서의 신체활동, 이동을 위한 신체활동, 가사노동을 위한 신체활동 등에 비해 더욱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여 분석한 메타분석 결과(그림 1), 여가 시간의 운동은 분명히 정신질환 문제를 감소시켰고, 학교에서의 스포츠 활동 또한 그 정도는 여가 시간의 운동에 비해 작았으나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반대로 직장에서의 신체활동은 그 정도는 약하지만 정신질환 문제를 악화시켰다. 이동을 위한 신체활동, 가사노동을 위한 신체활동 등은 정신질환 문제와 관련이 없었다. 또한 정신건강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여가시간의 운동은 유의하게 정신건강을 호전시켰고, 직장, 가정, 학교에서의 신체활동은 큰 영향이 없었다. 이를 종합할 때, 일반적 신체활동의 전체 양을 늘리는 것 보다는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에 대한 신체활동의 종류별 영향)
White RL, Babic MJ, Parker PD, et al. Domain-Specific Physical Activity and Mental Health: A Meta-analysis. Am J Prev Med. 2017;52:653-666.에서 인용
운동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
운동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에 대해서는 여러 생리적, 생화학적 가설, 그리고 심리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다 (그림 2).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엔도르핀(endorphin) 가설인데, 신체는 지속적 통증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를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이는 진통효과를 보이고 행복감을 유발한다. 흔히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일컬어지는 격심한 운동 뒤에 찾아오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엔도르핀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우울증 환자에서 달리기 치료를 한 후 우울증상의 호전과 혈중 엔도르핀 농도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었다.
또 다른 기전으로는 발열 가설(thermogenic hypothesis)가 있다. 이는 운동에 의한 뇌간과 같은 뇌의 특정 부위의 체온 증가가 근육 긴장을 감소시키고 이완감을 유발하여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를 호전시킨다는 것이다. 생화학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성과 칼슘 신호전달을 통하여 신경세포를 비롯한 세포와 조직의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이상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운동은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의 산소 사용능력을 증대시킨다.
이 외에 기분과 관련된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 물질 또한 운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운동이 뇌에서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계 신경전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스트레스 조절과 우울, 불안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ypothalamic-Pituitary-Adrenal)축의 기능 또한 운동에 의해 조절된다. HPA 축에 의해 분비되는 코르티졸은 염증반응에 영향을 주는데, 뇌의 과도한 염증반응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운동은 HPA 축의 반응도를 조절하여 스트레스 관리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인지기능 및 기분과 같은 여러 뇌기능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효소인 mammalian target of rapamyacin(mTOR)의 기능 또한 운동에 의해 조절된다.
심리적으로는 운동이 부정적 생각으로부터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분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산만이론(distraction theory), 스스로 어려운 신체적 활동을 해 내면서 통제감(mastery) 및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갖게 된다는 이론 등이 있으며, 여러 사람이 어울리는 운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 또한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2. 운동이 정신건강을 호전시키는 기전)
Mikkelsen K, Stojanovska L, Polenakovic M, et al. Exercise and mental health. Maturitas 2017;106:48-56.에서 인용
운동의 부정적 영향
과도한 운동 부하는 면역을 과도하게 억제하여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운동에 몰두하는 사람들에서는 자신의 신체나 체중에 대하여 부정적 자기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은 강박적이 될 수 있어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섭식장애 증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운동에 집착하거나 중독되는 경우 신체적 부상의 위험성이 증가하며 정신적으로도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기분의 정도가 증가할 수 있다.
결론
여러 연구들에서 운동은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정신건강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들에서는 약물치료, 정신치료 등과 함께 정기적 운동이 대안적 치료 혹은 보조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이러한 정신적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도하지 않은 정도의, 여가시간을 이용한 정기적인 운동이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Mikkelsen K, Stojanovska L, Polenakovic M, et al. Exercise and mental health. Maturitas 2017;106:48-56.
White RL, Babic MJ, Parker PD, et al. Domain-Specific Physical Activity and Mental Health: A Meta-analysis. Am J Prev Med. 2017;52:653-666.
Stubbs B, Vancampfort D, Hallgren M, et al. EPA guidance on physical activity as a treatment for severe mental illness: a meta-review of the evidence and Position Statement from the European Psychiatric Association (EPA), supported by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Physical Therapists in Mental Health (IOPTMH). Eur Psychiatry 2018;54:124-144.
Ashdown-Franks G, Sabiston CM, Stubbs B. The evidence for physical activity in the management of major mental illnesses: a concise overview to inform busy clinicians' practice and guide policy. Curr Opin Psychiatry 2019;32:375-380.